사회소식

'대학 동아리'가 마약 밀매의 온상이었다

작성 : 2024.08.06. 오전 10:58

서울대, 고려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생들로 구성된 연합 동아리가 마약을 유통·투약한 사건으로 대학생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범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30대 A씨로 밝혀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으며, 동아리 임원 3명도 구속 상태로, 2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서울, 경기, 인천 소재 13개 대학에 재학 중으로 투약만 했던 대학생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씨는 2021년 친목 동아리를 만들어 에브리타임과 캠퍼스픽 등의 SNS를 통해 외제차, 고급 호텔, 식당, 뮤직 페스티벌 등의 이용을 홍보하며 회원을 모집했다. 주요 대학 재학생들을 면접해 선발하고, 고급 호텔 등에서 파티와 술자리를 열어 회원 수를 약 300명으로 확장했다.

 

A씨와 동아리 임원들은 회원들에게 액상 대마, 환각 버섯, 필로폰 등을 점진적으로 투약하게 했다. MDMA, LSD, 케타민 등을 클럽, 놀이공원, 호텔 등지에서 투약하고,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과 마약을 하거나 LSD를 기내 수하물로 운반해 투약했다. A씨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마약 투약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2년 11월 처음 마약에 손을 댔고, 이후 마약을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해 회원들에게 판매하며 수익을 남겼다. 암호화폐로 거래한 마약 매매대금은 최소 1200만 원에 달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한 호텔에서 LSD를 투약 후 배드트립을 겪으며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되었다. 이후 검찰은 A씨 등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추적해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A씨는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이용해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의 전자지갑을 동결하고 고급 오피스텔 등 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예정이다.

 

검거된 대학생 중 일부는 법학적성시험이나 의·약대 재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검은 동아리 회원을 추가 수사하고 범죄집단조직죄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